'친구처럼, 엄마처럼' 집사와 함께 '천식을 극복'한 고양이
'맹지'는 정은 씨와 길에서 처음 만났다. 여느 길고양이들처럼 작고 말랐던 맹지에게 측은함이 들었던 정은 씨가 먹을 것을 조금 챙겨주며 묘연이 시작되었다. 그러다 맹지가 별안간 결심하게 된 모양이다. 정은 씨가 오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창문을 통해 정은 씨의 집으로 들어온 것이다. 심지어 새끼 고양이 3마리를 문 채였다. 졸지에 고양이 네 마리를 떠안게 된 정은 씨는 그 작은 맹지가 어미라고 새끼를 챙기는 모습에 감동하여 양육을 도왔다. 새끼들을 접종시켜 입양까지 보낸 후에야 집에는 맹지와 정은 씨만이 남게 되었다. 다시 새끼를 배는 것은 맹지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중성화 수술을 하고 맹지와의 반려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2년 만에 맹지의 호흡이 가빠지면서 천식 진단을 받게 되었다. 정은 씨 또한 천식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이상함을 느낀 정은 씨가 찾은 동물병원의 원장은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건강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원헬스(One Health)' 이야기를 하며 "보통 동물이 사람보다 환경 변화에 민감하며, 주변에서 공사를 하거나 가스가 누출되면 반려동물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일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천식을 앓는 사람들이 으레 사용하게 되는 치료기기인 호흡기는 반려동물용으로도 생산되긴 하지만 해외에서 구입해야만 한다. 이를 구하는 것도 일이지만 이후에도 특히 예민한 고양이들이 본능적으로 호흡기를 거부할 때가 많아 난항을 많이 겪는다. 적절한 보상과 병행된 치료를 통해 맹지는 천식과 싸우며 4년을 훌쩍 보냈다. 처음 정은 씨의 집에 살 때는 집기들을 부수며 장난을 치곤 했지만, 나이가 든 맹지는 창밖을 바라보거나 정은 씨 곁에 얌전히 앉아있는 시간이 훨씬 늘어난 것이다. 정은 씨는 "맹지가 나이 들어 기력이 떨어진 것도 있겠지만, 집을 편하게 느끼게 된 것 같다. 앞으로도 친구처럼, 엄마처럼 함께 지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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