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LA 시위대=짐승' 맹비난.."LA 해방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한 반발 시위가 확산 중인 로스앤젤레스(LA)를 겨냥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시위대를 '짐승'이나 '외적(外敵)'으로 표현하며 "LA를 해방하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연방정부 차원의 무력 개입을 예고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CNN,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 브래그에서 열린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연설에서 최근 불법 이민 단속 반대 시위에 대해 "무정부 상태는 더는 용납될 수 없다"며 "연방 요원들이 공격받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 도시들이 외적에게 침략당하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LA를 겨냥해 "국제 범죄조직과 범죄 네트워크가 도시의 모든 구역을 장악한 쓰레기 더미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위대를 향해 "그들은 짐승이지만 자랑스럽게 다른 나라 국기를 들고 있다. 미국 국기를 든 이는 없고 오히려 태울 뿐"이라며 국기 훼손 행위에 강하게 분노를 표했다. 이어 "성조기를 태우는 사람은 징역 1년형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LA를 다시 자유롭고 깨끗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며 연방 정부 차원의 개입을 공식화했다. "우리는 법과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고 선언한 그는 캘리포니아 전반의 치안 상황을 '제3세계 무법 상태'에 비유하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이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은 LA에 배치된 주방위군과 해병대 700명이 "평화가 회복될 때까지 주둔할 것"이라며 군의 장기 주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평화가 오면 철수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체포가 계속될 것이고, 체포된 사람들은 오랫동안 감옥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LA 시 당국은 이날 시내 다운타운(Downtown) 지역에서 시위가 계속됨에 따라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캐런 배스 LA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1제곱마일(약 2.6㎢)에 해당하는 시위 구역에 대해 이날 저녁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금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수일간 23개 사업장이 약탈당했고, 낙서와 파괴 행위가 곳곳에서 발생했다"며 "공공질서 유지와 시민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LA 경찰국의 짐 맥도널 국장도 통금령을 위반할 경우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체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외 대상은 해당 지역 주민, 노숙인, 언론인, 응급 구조 인력 등이다. 그는 "도시 전역의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까지 닷새째 이어진 LA 시위는 고속도로 점거, 상점 약탈 등으로 격화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114명에 이어 이날은 197명이 추가로 체포됐으며, 이 중 67명은 '101 프리웨이'를 불법 점거하다가 체포됐다. 경찰은 "공공도로 점거 및 해산명령 불이행 등 불법 행위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위 현장을 틈탄 약탈 행위도 늘고 있다. 지역 방송 KABC는 아디다스, 애플스토어, 약국, 보석상 등 다양한 상점들이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LA는 현재 시위와 범죄가 중첩된 상황 속에 당국과 시민들 모두가 극도의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