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가장 소름 돋는 연극 두 편

먼저 ‘렛미인’은 2016년 국내 초연 이후 9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스웨덴 작가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오는 8월 1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작품의 배경은 눈 내리는 스웨덴 외곽의 어느 마을.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외로운 소년 오스카와, 정체불명의 신비한 소녀 일라이의 만남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둘의 우정과 교감이 깊어질수록, 마을에는 거꾸로 매달린 채 피를 모두 빼앗긴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고, 관객은 일라이와 그를 지키는 남성 하칸이 사건의 중심에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영화와 달리 배우의 뱀파이어 연기가 무대 위에서 ‘직접적으로’ 펼쳐진다는 점이다. 특히 안무가 스티븐 호겟이 연출한 일라이의 몸짓은 동물적인 본능과 인간 사이를 오가는 괴기함을 극대화하며, 피를 묻힌 채 포효하는 장면은 관객에게 직접적인 충격을 안긴다. 그러나 연극은 단순한 ‘피의 향연’에 머물지 않는다. 무대 전체를 덮는 눈, 서늘한 푸른 조명, 몽환적인 음악은 무자비한 공포 속에도 서정성을 부여하며, 잔혹한 세계 속에서도 외로움과 삶의 본질을 고요하게 묻는다. 연출가 존 티파니는 “죽지 않는 존재는 결국 가장 외롭고 슬픈 존재가 된다”는 주제를 통해, 공포의 이면에 깃든 인간적인 비극을 그린다.

반면 ‘2시 22분’은 시종일관 불안과 긴장을 고조시키는 심리극이다.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이 작품은 202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국내에서는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 연극은 새집으로 이사 온 주인공 제니가 매일 오전 2시 22분에 반복해서 들리는 정체불명의 소리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남편 샘의 친구 로렌과 벤을 집으로 초대하고, 그들에게 이 이상한 소리를 함께 들어보자고 제안한다.
작품의 중심은 ‘유령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논쟁이다. 이성과 과학을 믿는 샘, 감성적이고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심리상담가 로렌, 실용주의자인 전기 기술자 벤, 그리고 영적 현상에 민감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제니까지. 각기 다른 관점을 지닌 네 인물이 나누는 팽팽한 대화는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오가며 긴장감을 더한다. 대화가 진행되는 사이, 갑작스러운 동물의 울음소리나 아기 울음, 발자국 소리 등이 청각적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오전 2시 22분이 가까워질수록 관객의 심리적인 압박감은 극에 달한다.
무대 연출 또한 이러한 긴장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연출을 맡은 김태훈은 “보이지 않는 공포에 시간을 결합하면 긴장이 배가된다”며 무대에 일반 가정에선 보기 어려운 대형 디지털 시계를 설치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시계는 관객에게 시시각각 다가오는 ‘그 시간’을 시각적으로 체감하게 해 공포의 강도를 한층 높인다. 김 연출가는 이어 “심리적 압박감과 인간 관계의 균열도 공포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연극이 단순한 ‘깜짝 놀람’을 넘어 인간 본성에 대한 고찰로도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두 작품은 공포라는 동일한 키워드를 공유하지만, 표현 방식과 정서, 메시지는 확연히 다르다. ‘렛미인’이 차가운 눈밭 위에 펼쳐지는 외로운 이들의 잔혹한 운명을 그린다면, ‘2시 22분’은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들은 단순히 더위를 피할 ‘서늘한 체험’이 아닌,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처럼 각기 다른 색채의 공포를 무대 위에 풀어낸 두 연극은 관객에게 오싹한 체험은 물론, 공포를 넘어선 서사적 깊이까지 전달하고 있다. 한여름 무더위 속, 무대에서 마주하는 두려움은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감정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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