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침묵…대북방송 중단은 '평화의 신호탄' 될까

 15년간 북한을 향해 송출되던 대북 심리전 라디오 방송 '자유의 소리'가 9월 1일부로 전격 중단됐다. 국방부는 이날 공지를 통해 이번 조치가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그 배경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2010년 5월,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대응 조치로 방송을 재개한 지 약 15년 만에 내려진 결정으로, 남북 관계의 중대한 변화를 시사한다.

 

'자유의 소리'는 국군심리전단이 제작 및 송출을 담당해 온 대북 심리전의 핵심적인 수단이었다. 이 방송은 단순히 외부 소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북한 정권의 실상과 관련된 소식을 전하고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상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했다. 또한, 남북한의 체제를 객관적으로 비교 분석하고,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남한의 최신 대중가요와 드라마 등 대중문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며 북한 사회 내부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삼아왔다.

 


이번 방송 중단 조치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일관되게 추진해 온 남북 긴장 완화 및 군사적 신뢰 구축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 정부는 남북 간의 불필요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평화적인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단계적인 조치를 밟아왔다.

 

실제로 이번 '자유의 소리' 방송 중단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 앞서 군은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라 지난 6월부로 군사분계선(MDL) 인근 최전방 지역에서 운영하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접경지역에 고정식으로 설치되어 있던 대북 확성기 시설물까지 물리적으로 철거하는 후속 조치를 완료하며 군사적 신뢰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15년간 이어져 온 심리전의 또 다른 상징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