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초선은 가만히!" 한마디에 법사위 '팝콘각'…간사 선임 뭐길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시작부터 거센 파열음을 냈다. 3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간사 선임 문제를 두고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펼쳐졌다. 특히 나 의원의 과거 '계엄 해제 표결 불참' 이력과 맞물려 간사 자격 논란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나 의원의 "초선은 가만히 있어" 발언이 나오면서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회의는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나경원 의원의 악수로 시작됐으나, 평화로운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추 위원장이 나 의원 간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위원장석으로 몰려들었다. 신동욱 의원은 "간사를 안 뽑아주면서 합의를 못 했다는 게 무슨 얘기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날치기"라고 비판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이를 저지하면서 물리적 충돌 직전의 상황까지 연출됐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라고 발언하자, 회의장의 분위기는 더욱 격화됐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본인이 윤석열 내란 옹호한 것 사과나 하시라"며 맞받아쳤고,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간사까지 탐내실 줄이야. 5선이나 되셔서. 내란 앞잡이에 준하는 나경원 의원이 어떻게 이 법사위의 간사를 한단 말입니까"라며 맹비난했다. 나 의원의 '초선' 발언은 단순히 연차를 지적하는 것을 넘어, 야당 의원들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나경원 의원은 회의장 밖에서 "이런 법사위 처음 봤다"며 추미애 위원장의 독단적이고 편파적인 운영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오로지 민주당 정권의 법사위원회였다"고 덧붙이며 불만을 쏟아냈다.

 

한편, 이날 법사위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의 CCTV 공개 여부도 주요 쟁점이었다. 당초 CCTV 공개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망신주기'라는 지적을 의식한 듯 서울구치소에 접견 기록 등만을 요구하기로 의결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법사위의 파행은 향후 국회 운영의 험난함을 예고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특히 법사위가 국회 내 핵심 상임위원회인 만큼, 여야 간 극한 대립이 지속될 경우 입법 과정 전반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