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다 멈췄다”…이랜드 물류센터 화재에 뉴발란스·스파오 직격탄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이랜드 패션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여파로 뉴발란스, 스파오 등 주요 패션 브랜드들의 상품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이 물류센터는 이랜드 패션 부문의 핵심 물류 거점으로 알려져 있어 화재 피해가 사실상 전 계열사의 공급망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15일 기준으로 각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에는 배송 지연 안내가 일제히 게시되며 소비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고객 문의가 폭증해 상담 지연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랜드가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 뉴발란스는 공지문을 통해 “물류센터 운영 일정에 예상치 못한 지연 이슈가 발생했다”며, 평소보다 출고가 늦어질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뉴발란스뿐 아니라 스파오, 후아유, 미쏘, 로엠, 슈펜 등 패션 계열사 대부분이 비슷한 안내문을 띄운 상태다. 공지문에서는 “상품은 순차적으로 출고 준비 중”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실제 출고 정상화에는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부 브랜드는 특정 카테고리 상품 재고가 사실상 묶여 있는 상황으로, 고객 환불 요청도 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번 화재 시점이 할인 경쟁이 치열한 11월이라는 데 있다. 각 브랜드가 대규모 할인 행사에 돌입하며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물류센터가 멈추자 바로 공급 차질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블랙프라이데이 시즌까지 겹치면서 일부 브랜드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중단하거나 프로모션을 축소하기도 했다. 소비자들도 배송 지연 공지에 불만을 제기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제했는데 며칠째 움직임이 없다”, “선물용으로 산 건데 낭패”라는 반응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번 화재가 단순한 배송 이슈를 넘어 브랜드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랜드 패션 부문은 그룹 전체 매출 비중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실제로 이랜드월드의 3분기 공시에 따르면 전체 매출 4조 9,444억 원 중 51.2%가 패션 부문에서 발생했다. 그만큼 이번 물류센터 화재가 미칠 경제적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류센터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그동안 배송 지연과 재고 정비의 혼란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랜드 패션 브랜드 대부분이 천안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운영돼 온 만큼,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연말 시즌 실적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