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시장의 암울한 현실: 유당불내증 환자들의 고통

십여 년 전에 어느 유업 회사에 상담 전화를 걸어 '유당불내증으로 고통받는 분들을 위한 제품'에 대해 문의하자 상담원은 '그냥 계속 마시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2024년이 되어 유당불내증을 가진 이를 위한 우유가 일상에 거의 녹아들었다. 전화했던 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낮은 지방 함유량의 제품까지 출시했다. 

 

이렇게 늦게 변화가 일어난 까닭은 대다수의 한국인이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증상은 유당 분해를 돕는 락테이스와 같은 효소가 부족하여 우유를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심각하지만 치명적이진 않다. 우유를 마시면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하거나 설사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을 위해 우유에 유당을 미리 분해하는 효소를 넣은 제품이 나왔다.

 

우리는 우유를 좋아하지만 유당에 취약하다. 또, 학교 급식을 통해 우유를 많이 마셨다. 하지만 우유 소비는 이미 1997년부터 계속해서 감소해 왔다. 그리고 최근의 코로나19로 인한 재택 교육 등의 영향으로 학교 급식의 중요성이 줄어들기도 했다. 학교 밖에서도 우유 소비는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23년에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유를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이유는 가격 외에도 어린 시절에 억지로 우유를 먹었던 영향이 크다.

 

하지만, 우유의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작년에는 원유 가격이 상승하여 '밀크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였다. 그 결과, 우유 자급률은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유업사들은 적극적으로 대체제를 내놓아야 했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 출시된 제품들은 맛이 좋지 않아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지 않았다.

 

유업사들은 이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인구 절벽이 다가오면서 더욱 신중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