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콘텐츠에 찾아온 빙하기... 원인은?

촬영을 마치고도 방송국이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방영되지 못하는 드라마가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이는 참여 스태프들의 임금도 지급되지 않는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그룹 동방신기·JYJ 출신의 한류스타 김재중이 오랜만에 출연하여 화제를 끈 드라마 '나쁜 기억 지우개'와 톱스타 송중기 주연의 영화 '보고타', 차인표 주연 시트콤 '청와대 사람들' 등 촬영을 마쳤음에도 관객과 아직 만나지 못한 작품이 많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게임', '킹덤'을 통해 승승장구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거품이 꺼지고 창고에 방치되는 작품이 늘어만 가는 추세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촬영이 종료되었음에도 영화관이나 OTT를 통해 공개되지 않은 영화는 100여 편이다. 개봉이 밀리자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신규로 투자하는 이들도 확연히 줄어들었다. 신인 감독과 배우의 데뷔 통로로 활용되던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독립영화도 지원금 삭감으로 제작이 전무한 상황이다.

 

드라마 업계는 OTT 대중화 이후 주간 편성작이 30편에서 13편으로 급감했다. 현재 방영 중인 일일드라마를 제외한 평일 드라마는 3편(KBS2, tvN, ENA)에 불과하다. 웹드라마 제작에 힘쓰던 네이버와 카카오도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고 있다. 

 

제작비 급증의 가장 큰 요인은 인기 배우의 출연료 인상으로 지목된다. '오징어 게임2'의 주연인 이정재는 회당 10억 원에 촬영을 진행했을 정도다. 제작비 급증으로 인해 제작 편수가 줄어들자 배우들도 침체기에 빠졌다. 한 배우는 유튜브 채널에서 "차기작을 골라야 하는데, 요즘에 들어오는 대본은 1년에 많아야 2권이다. 출연할 작품이 없다"고 토로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렇게 신인 창작자가 성장하는 토대가 무너지고, 제작 환경이 악화되면서 어렵게 쌓아 올린 K 콘텐츠가 다시 쇠퇴할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전망이다.